최근 새마을금고 뱅크런 위험성 사태로 불거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과 관련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부동산 PF 연체율이 15%대까지 치솟으면서 증권사들이 충당금을 쌓고 비상대책을 본격적으로 마련하는 등 즉각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동산 PF 충당금에 대해 알아보고 대응전략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부동산 PF 충당금
부동산 PF 충당금이란 한마디로 받지 못할 금액에 대해서 미리 준비금을 쌓아놓는다는 개념입니다. 내가 친구한테 돈을 빌려주고 받는 경우를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텐데요. 친구에게 돈 100만원을 빌려주고 언제까지 다시 100만원을 받을 것을 약속했지만, 친구의 재정 사정상 80만원 밖에 받지 못 할 것 같은 경우에 충당금 20만원을 잡아놓는 개념입니다.
물론 그러한 경우가 발생하면 안 되겠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미리 준비해 놓는 개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올 상반기 부동산 PF 자산과 관련한 위험을 예상하고 적극적으로 충당금을 쌓아왔습니다. A 증권사는 부동산 PF로 인한 잠재적 손실액을 약 223억원으로 추정한다고 밝히며 PF와 관련된 부정적 징후를 추정손실로 인정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B사는 2분기 부동산 PF 관련 신규 적립금 약 200억원을 배정할 예정입니다. 마찬가지로 대기업 C와 D도 2분기에 각각 350억원 안팎의 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부동산PF와 차액계약(CFD) 거래에 따른 리스크가 겹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권사에 요구되는 적립금은 500억~1000억원 수준으로 훨씬 높을 수 있다는 게 시장의 관측입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적립금 배분과 부동산 PF 관련 평가손실 인식 등으로 실적 감소가 예상됩니다.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의 2분기 예상 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약 40% 감소해 700억원대에 이를 전망입니다. 신한금융투자 임희연 연구원은 증권사의 전통적인 사업부가 2분기에 양호한 수익성을 보일 수 있지만 부동산PF 적립금 배분, CFD 관련 평가손실 등으로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부동산 PF 연체 위험
부동산 PF 운용을 둘러싼 우려는 금리 인상에 따른 리스크 확산 가능성, 부동산 시장 침체, 채권 만기 불일치 등으로 금융시장에 유동성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롯됩니다. 최근 보고서를 기준으로 증권사들이 부동산 PF에 대해 연장한 총 신용 잔액은 21조4천억원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KB증권이 각각 약 2조원씩,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하나증권이 각각 1조원 안팎을 각각 연장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형 증권사는 자기자본에 비해 부동산 PF 자산 비중이 작아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신한금융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자산 비중은 평균 28.7%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일부 소규모 증권사들이 부동산 PF 자산 기준으로 자기자본의 40%를 초과하거나 접근해 이들 자산이 부실해질 경우 회사 전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증권사 비상계획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리스크 현실화를 막기 위해 비상계획을 가동했습니다. D대기업은 보다 엄격한 위험평가 정책을 수립하여 위험평가부서가 교량대출을 체결하고 PF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이들과 협의하도록 의무화하였으며, 미분양 PF 증가 및 지역별 공급 과잉,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설 비용 증가와 관련된 잠재적 위험을 고려한 것입니다.
E사는 시니어 투자 우선순위에 초점을 맞추고 기존 투자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매주 검토합니다. F사는 부동산 개발 자금 조달을 별도로 관리하고 개발 진행 상황을 주간 또는 월간 단위로 모니터링하여 특정 형태 및 지역의 집중 위험을 방지합니다. 또한 증권사들은 캠코(KAMCO,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설립한 PF 안정화 펀드와 대규모 조정기구를 통해 영업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증권사 비상계획이 현실적으로 작동되고 있는 시점임을 인지하시어,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은 항상 부동산 투자시장을 주의깊게 살펴보시고 대응해 주시길 바랍니다.